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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

윤중로 벚꽃, 끝물에서 뒷북치다.

올해는 봄 날씨가 참 이상했습니다.
4월에 눈발이 날리지 않나, 기온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고
하늘이 화창한 날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벚꽃들도 늦게까지 남아 있습니다.
 

퇴근길에 여의도의 윤중로를 찾았습니다.
엊그제 비가 내려 벚꽃들이 다 떨어져 버렸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앞섭니다.


걱정대로 만개했을 때에 비해 30~40% 밖에 남지 않은 듯 합니다.
퇴근 때 이후의 시각인데,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인적이 드문한 한강 공원의 을씨년스런 모습에선 봄의 기운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윤중로의 벚꽃길에는 여느 해처럼 많은 사람들이 붐비길 바라는 노점상인들과
관심없는 듯 지나가는 차량들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끔 풍성한 뭉치의 벚꽃송이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 가지만 조명등은 켜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올해는 천안함 사태로 인한 국민 애도기간으로 윤중로 벚꽃 축제 일정을
취소했다는군요. 따라서 차량 통제도 하지 않고 조명도 없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벚꽃잎들은 더 화려한 자태를 뽐낼
내년을 기약하는 것 같습니다.


개나리 꽃 역시 봄의 주인인 것을 잊고 있었군요
벚꽃길의 한켠을 차지한 개나리를 보니 봄이 찾아오긴 한 모양입니다.


여의나루역에서 당산철교까지 대략 3km 를 걸으니 어느덧 날도
어두워져 있습니다.
대형 밥통도 보입니다.


윤중로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없을 줄 몰랐습니다.
국가적인 비극을 애도하는 시기에 찾아온 저의 발걸음만 부끄러울 뿐입니다.






쓸쓸한 윤중로의 풍경.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생각하다가 이런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기대했던 모습의 윤중로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카메라 들고 돌아다니니 여행 다니는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기분이 들뜨기 시작하고...
나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다면 그 어딘들 
즐거운 여행지가 아니겠습니까^^